송구 영신 예배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본문/ 수 1:1-9
우리는 지금 막 ‘2018 무술년’(戊戌年)이라는 항해에 닻을 올렸습니다. 한편으로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어떤 것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감과 설렘이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기나긴 항해 중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 불안함도 있습니다.
화살이 궁사의 시위를 막 떠난 것처럼 2018년도는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두렵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하더라도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나아가느냐,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런 상황 가운데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힘겨운 상황
본문 1-2절을 보면 모세가 죽은 후에 하나님께서 모세의 시종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기록되어있습니다. “내 종 모세가 죽었으니 이제 너는 이 모든 백성과 더불어 일어나 이 요단을 건너 내가 그들 곧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는 땅으로 가라” 하나님께서 모세를 대신해서 여호수아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저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이 명령을 받은 여호수아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두 가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가나안 땅에 관한 것입니다.
가나안 땅은 비록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업으로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약속의 땅이긴 합니다. 그러나 그 땅에는 지난 400여년 이상 조상 대대로 살아온 가나안 7족속들이 버티고 있습니다.
저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을 호락호락 내어줄 리가 없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가나안 땅은 저들의 땅이기 때문입니다. 물러서면 저들은 죽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들은 죽기 살기로 저항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것은 여호수아가 볼 때 정말 두려운 상황입니다. 과연 자기들이 저들과 싸워 이길 수 있을 것인지, 혹시 커다란 희생만 치르고 패퇴하게 되지는 않을 것인지 불안하고 두려웠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광야에서 겪었던 시련보다 더 큰 시련이 자기들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내야 할 2018년은 그렇기 만만한 시간들이 아닐 것입니다. 국가 안보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2월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지만 자칫 국제 정세의 요동 속에 최악의 동계올림픽이 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빈부격차가 극심해져서, 전체적으로 경제성장 지표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서민경제는 더욱 얼어붙을 것입니다. 취업은 더 어려워질 것이고 청년들의 좌절은 더 깊어질 것입니다. 정치는 지방자체 선거를 앞두고 더욱 당리당략으로 꼴사나운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이래저래 2018년은 시련의 한해가 될 공산이 큽니다.
이런 여러 상황들은 당시 여호수아가 맞고 있던 상황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모세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인도해 낸 위대한 지도자입니다. 바로의 끈질긴 저항을 뿌리치고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킨 사람입니다. 40년 광야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요단 동편까지 이스라엘을 인도해 낸 사람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모세는 마치 하나님처럼 여겨졌을 것입니다. 그 어떤 어려움도 모세가 앞장서면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40년 장기 집권으로 그 지도력은 감히 누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모세가 죽은 것입니다. 백성들의 두려움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엄청난 지도력의 공백을 느끼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여호수아가 그 후계자로 세움을 받은 것입니다.
여호수아의 두려움은 더욱 컸을 것입니다. 자기 스승이자 지도자였던 모세와 비교해 보았을 것입니다. 모세의 위대함에 도저히 비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백성들이 자기를 모세처럼 따라 줄 것이라고 믿을 수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가나안 땅에 진군해 들어갈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앞에는 두려운 상황이 다가오고 있고 자기들은 이에 대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2018년을 시작했지만 우리사회는 리더십이 불안합니다. 새로 출범한 정부는 과거 쌓여온 적폐청산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내외적으로 밀려오는 거센 도전은 적폐청산의 여유와 시간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 안보문제 외교문제 경제 살리기 문제 등 다급한 현안에만 매달려도 풀기 어려운 난제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저것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공산이 큽니다.
이렇게 볼 때 오늘 우리의 상황도 마치 본문 당시 여호수아의 상황처럼 불안합니다. 과연 평화롭게 북핵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선도적으로 미래를 개척해 갈 수 있을지, 나라의 적폐를 제대로 청산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제대로 세울 수 있을지 불안하고 염려가 됩니다.
이것은 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교회로서도 점점 전도가 어렵고 교회 부흥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주변의 영적 환경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새해에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불안한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
그러나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명령하셨습니다. 그 명령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단어가 2절에 나옵니다. ‘일어나’입니다. 히브리어로 ‘쿰’(קומ)입니다. 이 말의 뜻은 ‘주저 앉아있지 말고 일어나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걱정만 하지 말고 일어나라는 것입니다. 두려움과 염려의 자리를 털고 일어나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당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장례를 치르고 침통한 분위기에 망연자실 주저앉아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 건너 가나안 땅을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모세의 공백이 커 보여서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 때 하나님께서 명령하셨습니다. “일어나라!”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도 같은 명령을 하고 계십니다. “일어나라” 이 나라 이 민족을 향해 명령하십니다. “일어나라!” 우리 교회를 향해 명령하십니다. “일어나라!” 저와 여러분 개개인에게 명령하십니다. “일어나라!”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스스로 일어날 힘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일어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힘과 용기를 주십니다. 그것이 바로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입니다.
오늘 본문 이 길지 않는 부분에서 하나님께서 두 번 같은 약속을 반복하셨습니다. 5절에 “내가 모세와 함께 있었던 것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리고 9절에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말씀했습니다.
왜 이렇게 같은 약속을 반복하셨을까요? 하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약속은 반드시 지키길 것이라는 재차 강조하시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약속을 반드시 믿고 나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2001년 9.11 테러 사태 이후 미국 사회에 두드러진 변화가 생겨났답니다.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교회에 예배 출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답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사고가 난 뉴욕 지역에서는 많은 곳은 25% 이상 교회 출석이 늘었답니다. 그리고 미국 전역에 성경 판매량이 15% 이상 늘었답니다.
정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현실 속에서도 도저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사고를 만나고 보니까 우리 인간의 힘만으로는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것입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아무리 군사력이 세계 최강이고, 아무리 최첨단 정보 시스템을 갖추고 있더라고 그것이 생명을 지켜줄 수 없고,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시금 하나님을 찾게 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결혼하는 사람들이 늘었답니다. 당시 ‘나홀로’족이다 독신신주의다 해서 자기 혼자 인생을 즐기려고 결혼하지 않으려는 풍조가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당하고 보니까 가정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은 것입니다. 어려울 때 함께 해 줄 가족들의 소중함을 새삼 깊이 느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분명한 것은 인생의 항해를 우리 혼자서는 나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함께 갈 가족도 필요합니다. 친구나 동료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더 필요한 것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 없이는 한 치 앞으로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 놀라운 약속의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 요청하기도 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약속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필요해서 우리가 요청해서 하나님께서 마지못해 약속해 주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미리 아시고 우리가 깨닫지도 못하고 있을 때 벌써 약속해 주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
특별히 주님의 제자들, 예수의 사람들, 오늘의 우리들에게 주신 약속의 말씀이 있습니다. 마 28:20절 말씀입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이 말씀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너희는 주님을 따르는 주님의 사람들을 말합니다. 오고 오는 모든 시대의 주의 제자들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저와 여러분들에게 주신 약속의 말씀입니다.
‘세상 끝날까지 함께 있으리라’고 했습니다. 한 해만 함께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힘들 때 잠시 잠깐만 함께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짧게는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길게는 주님께서 이 세상을 심판하러 재림하셔서 이 세상이 종말을 고할 때까지 함께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항상 함께 있으리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성공할 때도 실패할 때도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건강할 때도 병들었을 때도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충만할 때도 죄짓고 세상에서 방황할 때도 함께 하신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여류작가 이우라 아야꼬의 자서전 [이 질그릇에도]라는 책을 읽어보니까 이런 내용이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녀가 대상포진이란 병으로 온 몸에 물집이 생겼습니다. 바이러스가 신경계통을 건드려서 일어난 증상인데 정말 보기에 흉칙한 모습입니다. 왼쪽 눈덩이가 달걀 크기만큼 부풀어 올랐고, 왼쪽 뺨에는 비누 방울 같은 물집이 일어났고, 두 눈 사이에는 낙타 등 같은 혹이 생겼고, 입술은 새 부리처럼 쭈뼜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를 보면서 남편은 이렇게 말하면서 위로하더랍니다. “아야꼬는 예뻐요, 한결 같이 참고 견디는 우리 아야꼬는 정말 멋져요!” 아야꼬는 이런 남편을 보면서 결혼식 때의 약속이 떠오르더랍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할 때나 병들었을 때도 이 여인을 아내로 여겨 사랑하겠습니까?” 사랑하는 남편이 그 약속을 지금 지켜주고 있는 것이 너무도 고맙고 사랑스럽더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주님께서도 같은 약속을 하셨습니다. “항상 함께 하리라” 우리 주님은 이 아야꼬의 남편보다 더 철저하게 약속을 지키실 것입니다. 우리의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금년 한해 이 약속을 붙잡고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정녕 함께 하실 것입니다.
약속의 조건
그런데 본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약속이 조건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7-8절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령한 그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니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며 네가 형통하리라” 간단히 말씀드리면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내가 바람이 났습니다. 남편도 버리고 자식도 다 팽겨치고 다른 남자와 도망을 쳤습니다. 그런데 돈이 떨어졌습니다. 남편에게 전화를 겁니다. 돈 좀 보내달라고. 큰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남편에게 전화를 겁니다. 빨리 달려와서 도와 달라고.
도와줄 수 있습니까? 아니 도와줘야 합니까? 분명합니다. 도와 줄 수 없습니다. 도와줘서는 안 됩니다. 이미 그 여자는 남편과의 약속을 깨버렸기 때문입니다.
약속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한쪽만 지킨다고 그 약속이 지켜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양쪽이 더불어 지킬 때 그 약속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약속을 지키실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몫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도 그 약속을 지키실 수 없는 것입니다. 반대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기만 하면 하나님께서는 절대로 함께 하시겠다는 그 약속을 어기지 않으십니다.
오늘 우리의 못된 신앙적 습관이 있습니다. 하나님께만 약속을 지켜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자기는 하나님 앞에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으려 하는 것입니다.
금년 한 해는 정말 말씀대로 살아보십시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보십시다. 이것은 우리에게 의무임과 동시에 축복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놀라운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2018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말씀하신 것처럼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우리 앞에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 손을 붙잡고 말씀하십니다. “일어나라!” 주님께서 우리를 보내셨습니다. 그래서 2018년은 우리에게 정말 복된 한 해요, 우리 생애에 더할 수 없이 뜻 깊은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단 하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고 들려주시는 세미한 음성을 듣고 따르는 것입니다.
2018년 무술년 한 해는 주님과 함께 승리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